지난 비임신 결과 이후,
맛있는 음식으로 마음을 달래며 곰곰이 생각해 봤어요.
다음 달에 또 냉동배아이식을 준비하는 것이 고민스러웠어요.
지금까지 새로운 방법을 시도할 때마다 크게 기대했다가
크게 무너지길 반복한 시간들...
심적으로, 정신적으로 많이 지치고 힘든 것도 사실이었고
크녹산 주사가 새로 추가됐지만,
이번이라고 다를 것 같지 않았어요.
새로운 방법이어서 성공할 것 같은 기대감이
실패로 무너질 것이 두려웠어요.
'이렇게 기대도 안 되는 상황에서 또 약을 먹어가면서
(크녹산이 추가된 부담스러운)비용을 지출하고
이제 많이 남지않은 냉동배아를 소비하고
지원금의 기회도 소모하는 것이 합리적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최근에 운동과 식단으로 몸이 조금씩 건강해지고 있는 만큼
난포 터트리는 주사가 없이도 배란이 완전히 잘 된 것은
좋은 신호였고,
딱 1~2달 정도만 더 시간을 들여서
운동&식단 더 빡세게 해서 조금 더 건강에 자신이 있을 때
다시 준비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시험관 휴식기를 가지기로 결정하고,
병원에 내원했어요.
다낭성난소증후군으로 자연적인 배란과 생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휴식기에도 대책 없이 병원에 발길을 끊을 수 없어요.
의사 선생님과 휴식기에 어떻게 생리주기를 관리하면 좋은지
상담이 필요했어요.
우선 초음파 검사로 현재 상황을 체크한 뒤에
선생님과 마주 앉으니,
선생님께서 다음 냉동배아이식에 대해 얘기하셨어요.
선생님도 나름대로 새로운 돌출구를 많이 고민하시고
뭔가 의견을 제시하셨지만
사실 잘 집중되지 않았어요.
혹시나 내가 생각하지 못한 좋은 방법이 있을까 봐
집중하려고 노력은 했지만,
어떤 말씀을 하셨는지 기억이 나지 않네요..🙁
선생님이 말씀을 마치신 후에,
떨리는 목소리로 제 생각을 말씀드렸어요.
그동안 수도 없이 들었던 비임신 소식 앞에서도
병원 선생님들 앞에서는 약한 모습 보인 적 없는데,
어떤 생각으로 휴식기를 가지려고 하는지 말씀드리려니
왠지 울컥하는 마음에 목소리가 떨렸어요.
안 그래도 제가 생각이 많았었는데요,
다행이긴 하지만 건강에 큰 문제가 없는데도 임신이 잘 되지 않아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더 컸어요.
병원에 처음 왔을 때, 선생님께서 다낭성난소증후군의 원인이
꼭 체중문제는 아니라고 하셨던 것 알지만..
그래도 제가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최선을 다하고 싶어서
체중감량에 신경을 쓰고 있었거든요.
건강하게 감량하고 싶어서 운동이랑 식단 정말 열심히 해서
첫 내원 때에 비해서 현재 6kg 이상 감량이 됐고
의학적으로는 아무 의미 없는 것일 수 있지만,
최근 제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그게 호르몬 반응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이번에 난포 터트리는 주사 없이
이식을 진행했던 게 그런 신호라고 느꼈어요.
반복되는 실패에 심적으로 너무 많이 지쳐서 좀 쉬고 싶은 것도 사실이지만
딱 1~2달 정도만 더 집중해서 건강 관리한 뒤에
다시 시도하고 싶어요.
지금은 이식을 병행하면서 하니까 운동을 집중해서 할 수 있는 기간이
한 달 중에 보름 밖에 없었거든요.
1~2달 동안 바짝 집중해서 건강 챙기고 다시 오겠습니다.
길게 쉬지 않을 거예요.
하고 말씀드리는 동안
선생님께서 제 생각에 어떤 부정도 하지 않으시고
제 생각을 존중해 주셨어요.
그리고 휴식기를 가지는 동안
배란유도제를 처방받아 복용하면서
자연주기로 생리를 유지함과 동시에
자연임신의 기회도 노려보기로 했어요.
자연임신이 될 확률은 전혀 기대도 되지 않았지만,
어차피 생리주기를 유지하면서
기회조차 없는 것보다는 가능성이 낮더라도
혹시 모를 기적이 찾아올 기회를 남겨두고 싶었어요.
그리고 휴식기를 가지기 시작하면
처음에는 계획한 대로 의지에 불타올라 운동도 하고
다시 아기를 만나기 위한 준비를 하겠지만
어쩌면 시간이 갈수록 몸도 마음도 편해지는 만큼
느슨해지기도 하고
'아기 없이 살아도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까 봐
곧장 보건소로 달려가서 다음 냉동배아이식 지원금 신청을 했어요.
지원금신청 확인서는 발급일로부터 3개월까지만 유효하거든요.ㅎㅎ
스스로 휴식기를 3개월 미만으로 제한을 둔 거예요.
휴식기를 가지는 동안의 일상도 여러분과 함께 공유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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