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주기를 시작하기 위해서
생리 3일 차에 내원했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선생님께서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셨어요.
시험관 시도를 시작한 지 4달째 되는 달이었거든요.
보통 시험관을 3번 정도 시도하면 성공할 확률이 아주 높은데,
3번 연달아 실패했을때는 실패에 대한 다른 요인이 있지는 않은지
확실히 짚고 넘어가기 위해서 자궁내시경 시행을 권한다고 해요.
"선생님, 개월수로는 4개월 차지만 신선배아이식은 복수 때문에 못했으니까
사실 2번밖에 시도하지 않았는데요." 하면서
나 그렇게 실패 많이 안 했다고 얘기하고 싶기도 했지만😂ㅋㅋㅋ
사실 이번에 시험관을 한 번 더 시도한다고 해서
성공할 것 같은 느낌은 아니어서
의미 없이 나의 소중한 냉동배아를 소비하고 싶지 않아서
내시경을 한 뒤에 시험관에 재도전하기로 했어요 ㅎ
냉동배아 다 허비하고 나면,
또또 그 아프고 부작용을 감수해야 할지도 모르는
난자채취를 다시 해야 하잖아요😱
초음파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자세한 자궁환경을 들여다보고
진찰하면서 착상을 방해할 수 있는 용종을 떼어내기도 하고
자궁벽을 긁어내어 자궁벽이 재생하도록 해서
다음 시험관 시술에서 착상률을 높이는 효과도 주기 위함이에요.
자궁벽을 긁어내거나 용종을 떼어내는 과정에서
통증이 발생하기 때문에
자궁내시경은 수면마취를 필수로 하고 있어요.
또또 네일 제거가 필수겠죠 ㅎ
난자채취 때와 똑같은 마취 과정이어서 주의사항 동일!
전날 밤부터 금식하고 내원해야 해요.
일주일 후에 생리가 완전히 끝난 뒤에 자궁내시경 일정을 잡았어요.
다른 특별한 준비 사항은 기억이 나지 않아요.
시술 전 날 밤에 질 소독을 위한 막대질정(크리논겔)을 사용했던 것 같아요.
자궁내시경 당일, 복수천자를 했던 7층 시술실 앞에서 대기했어요.
시술실 앞에 앉아 있으니, 간호사 선생님이
어떤 성분에 알러지 반응이 있는지 물어보셨어요.
아마 마취제에 들어가는 성분이었던 것 같아요.
사실 크게 알러지 고민 없이 살아온 터라
어떤 성분에 알러지가 있는지 없는지 잘 모르고 있어서
그게 뭔지, 알러지 반응 테스트는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다고 말씀드렸더니,
친절하게 팔에 알러지 테스트를 진행해 주셨어요.
5분가량 시간이 지나도 크게 알러지 반응이 없어서
마취 진행해도 좋겠다고 하셨어요.
이미 난자채취 때도 수면 마취를 진행했지만,
알러지 반응이 있는지 없는지 이번에 처음 제대로 확인했네요 ㅎ
알러지 반응 검사료는 대략 25,000원 정도가 발생된 것 같아요😅
시술실에 들어가 누우니, 팔에 꽂혀 있던 수액 링거에
마취제를 연결하셨어요.
팔을 타고 약이 돌면서 목이 조금 쎄-하게 따갑고 아픈가 싶더니
잠시 후에 저를 흔들어 깨우시는 선생님들..🥱
끝났대요...! 오잉😳 ㅋㅋ
난자채취 때는 휠체어에 잠시 앉아 이동했었는데,
이번에는 천천히 내려서 살살 걸어서
시술실 바로 옆에 붙어있는 베드로 이동했어요.
배와 허리가 생리통이 심한 날처럼 아프기 시작했는데,
견딜만했어요.
베드에 바른 자세로 반듯하게 누워서
마취가 완전히 깨어날 때까지 30분가량 휴식.
그리고 8층으로 가서 의사 선생님 진료를 받았어요.
선생님께서 "아직 배 좀 불편하고 아프죠~?🥺" 이렇게 물어보셨는데,
"이제 거의 안 아파요~!" 그랬더니,
"회복이 빠른 편이네요~"하고 다행이라고 하셨어요.
보통은 시술 후에 한동안 우리하게 아프고 불편한가 봐요.
오늘 자궁내벽을 긁어서 깨끗하게 정리하고,
착상에 방해가 되는 위치는 아니지만, 작은 용종도 하나 제거해 주셨다고 했어요.
아무래도 자궁 내에 상처가 많이 난 상태여서
염증이나 감염의 우려가 있으니,
1. 부루펜정(소염진통제)과 2. 에펙신정(세균감염증 치료제),
3. 스토엠정(위장약)을 5일분 처방해 주셨어요.
(약제비는 3,600원)
그리고 일주일간 탕목욕, 부부관계와 음주를 금지해야 한다고 하셨어요.
가벼운 걷기나 샤워는 가능!🙆♀️
그리고 일주일 후에 다시 내원해서
다음 주기를 진행하자고 하셨어요!
이제 자궁환경도 더 정돈 됐으니,
앞으로 좋은 결과 있을 거라고 응원도 해 주시면서요!😊
이날 발생한 진료비와 시술비용은 모두 합해서
202,900원!
(알러지 테스트 포함)
===== EPISODE =====
시술 후 베드에 누워 쉬고 있는데,
다음 시술이 진행되고 있는 게 어렴풋이 소리로 들렸고
15분(?) 정도 길지 않은 시간이 흐르니,
시술실 안에서 "아이고 배야~ 아이고 배야~ 너무 아파요~😭" 하면서
깨어나는 소리가 들렸어요.
"저 진통제 좀 놔주세요~ 너무 아파요~ 아이고 배야~"하고
계속해서 통증을 호소하는 소리.
그런데 간호사 선생님이 단호하게
"조금 참으세요~" 하고 진통제를 주지 않으셨어요.
간호사 선생님의 부축에 다음 시술자도 옆 베드에 와서 누웠어요.
그래도 계속 아프다고 진통제를 달라고 하시니,
간호사 선생님이 "10분만 참아볼게요~ 그래도 아프면 그때 진통제 드릴게요~"하셨어요.
(그 뒤에 간호사 선생님이 다시 와서 체크할 때,
통증이 많이 가라앉아서 진통제가 필요 없다는 걸 체크했어요.
진통제를 바로 사용하면, 정확한 상태 파악이 어려워져서
오히려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이 있다고 웃으며 설명하셨어요.)
간호사 선생님이 옆 베드에 환자를 눕히신 뒤에
제게도 와서 통증이 너무 심하진 않은지 체크하셨어요.
그래서 옆에 계신 분도 저의 존재를 눈치채셨죠.
아무래도 파워 대문자 E였던 옆 환자분.
아프다고 울다가도 와중에 제게 말을 걸어요ㅋㅋㅋㅋㅋㅋㅋ
"무슨 시술하셨어요?"하고 물어보시길래,
"저는 자궁내시경했어요~"
하니까 "아~ 그거는 왜 하는 거예요?"
"..... 음.. 시험관에 계속해서 실패해서 임신 잘 되라고 자궁벽 긁어내는 거예요"하고
간단하게 얘기했더니,
"아~ 그렇구나."
"샘은 다른 거 하셨어요?" 하니,
"저는 소파술 했어요~"
"그건 왜 하는 거예요~?"
"아기집만 생기고 아기가 없어서 빈집 털었어요~" 하시더니
"그래도 자궁 내시경이 나은 것 같아요"
그러는 거예요.....🙄 기분이 좀 이상했는데,
"그래요? 왜요?" 하니까
"그래도 아예 안 생기면 안 생기는 게 낫지,
생긴 줄 알았다가 아닌 게 더 힘든 것 같아요"
그러는 거 있죠...
자기만 제일 힘든 것처럼 얘기하는 게 썩 기분 좋지는 않았어요.
'나는 아기집만이라도 생겨봤음 소원이 없겠다' 생각했어요.
1년 넘도록 병원에 다니면서 일말의 희망도 경험한 적 없는 나는
아기집이라도 생겨서 가능성이라도 보면 더 힘내서 또 준비할 것 같았거든요.
각자 다른 상황에 다 다르게 힘든 거지
뭐가 뭐보다 나은 게 어디 있나요...?
기대한 만큼 무너지는 것도 더 크니 어떤 마음인지 정말 이해는 되지만,
상대방한테 대놓고 '그 정도는 힘든 것도 아니다'는 식으로
얘기하는 건 별로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입을 닫고 그냥 있었는데,
내가 자기 얘기를 좀 잘 들어준다고 생각했는지
경주에 유명한 한의원에 가서 약을 지어먹을 거라는 둥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데, 하나도 귀에 들리지 않았어요.
'나도 언젠가는 아기가 생기기는 생기겠지...?
하다못해 아기집이라도... 생기는 날이 오겠지...?' 하고
천장만 보면서 멍-하니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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