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취 6일 차 -
채취 5일 차에 병원에서 링거도 맞았고,
처방받아온 위장약도 챙겨 먹기 시작하니 위경련의 빈도가 많이 줄었어요.
경련은 줄어들었지만 아직 쓰림은 남아있어서 흰 죽도 넘기기가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 죽 조금에 물을 더 많이 부어서 미음처럼 식사를 해결했어요.
그 와중에 복수 때문에 배가 빵빵해서 위를 누르니
그마저도 종이컵으로 한 잔 정도 분량을 겨우 삼킨게 다네요😥
점심때에도 비슷하게 식사를 해결했어요.
정말이지 식사를 하고 싶은 상태가 아니었는데,
아파서 꼼짝하고 싶지도 않기도 했고 위장이 아프니 음식 생각이 싹 달아났거든요.
그래도 약을 먹어야 나아지니 억지로라도 미음 한 컵을 비워요😭
그리곤 식사 때문에 움직이지 않을 때는
🐓종일 병든 닭처럼 소파에 앉은 채로 꼬닥꼬닥 졸다가, 뒤로 기대어 자다가 그랬어요.
약 먹고 오랫동안 잠자며 쉬어 준 덕인지
저녁에는 조금 나아져서 미음이 아니라 죽을 조금 넘길 수 있게 되었어요.🌈
- 채취 7일 차 -
위장은 차츰 나아지는데
복수는 어째서인지 점점 더 불어서 심각한 정도에 이르렀어요.
누가 봤다면 아마 임산부인 줄 알았을 거예요🤦♀️
임신은 자궁이 커지면서 배가 커지는 것인데,
복수는 피하에 물이 차오르면서 허리 뒤까지 부풀어 오르니
움직임이 거의 어렵고 제대로 눕는 것도 불가능했어요.
이 전에는 눕는 것이 좀 불편해서 앉아서 자는 것을 선택했다면,
이때부터는 선택지도 없이 눕지 못한 느낌...😬
식사도 다시 미음으로 돌아가고...😫
심한 두통과 다리 저림, 혈액순환 저하로 고통받으며
종일 소파에 앉은 채로 기절했어요..
포항에 계신 친정부모님이 전화하셨다가 다 죽어가는 제 목소리를 들으시고는
한달음에 쫓아오셨어요🥺
평소라면 굳이 멀리 오지 않아도 된다고 말렸을 텐데..
며칠 째 매일, 남편이 출근하고 없는 시간에 혼자 앓으며 종일 스스로를 돌봤던 게
서러웠던 건지 말리고 싶지 않더라고요😶
아빠가 오자마자 내가 좋아하는 따끈한 미역국에 양송이 수프를 끓여주셨어요💗
일반식은 먹을 수 없다 했더니 넘기기 좋은 메뉴로 두 가지 해 주시고 가시려고 한 것 같아요 ㅎ
엄빠 오기 전까지만 해도 미음도 못 삼키고 있었는데,
이거슨 사랑의 힘인 것인가!!💖
아빠 정성을 봐서 억지로라도 먹는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숟가락을 들었는데, 아니 이게 왜 잘들어가지?!?!??? 🤭ㅎㅎ
수프도 한 컵, 미역국도 한 컵 싹 비우고 나니
기운이 도는 것 같았어요😁
- 채취 8일 차 -
어제 아빠의 사랑과는 별개로...ㅜ
복수는 이제 한계치에 도달한 듯했어요😰
진짜 한 발짝도 꼼짝하기 힘든 몸상태였지만, 병원에 가 봐야 할 것 같았어요.
왠지 복수천자가 필요한 상황인 것 같았거든요 ㅜ
어제 아빠가 끓여두고 가신 미역국을 한 컵 먹고
유편이가 출근 시간을 조금 늦춰서 저를 병원에 태워다 주고 출근했어요.
병원에서 지금 채취 8일 차라 곧 좋아질 것 같긴 한데,
복수의 양으로 봐서는 원하면 복수천자를 해봐도 좋다고 하셨어요.
저는 좋아지는 게 언제인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그냥 견디며 시간을 보내는 게 힘들어서 복수천자를 하겠다고 했어요.
시술실로 가서 가운으로 환복 후에 베드에 누우니
진료를 봐주시는 선생님이 직접 오셔서 시술을 진행해 주셨어요.
선생님이 친절하게 좀 많이 아플 거라고 미리 경고해 주셨어요.👩🔬
시술 중에는 베드에 옆으로 누운 자세를 유지해야 하는데,
움직이다가 바늘과 튜브의 각도가 변하면
복수가 밖으로 잘 배출이 안 될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같은 자세를 유지해야 해요.
그래서 유지하기 힘이 많이 안 드는 자세를 찾아서 누우셔야 해요..
저는 잠깐이면 될 줄 알고 조금 힘든 자세로 시작하게 되었는데,
복수가 빠지는데 40~50분 정도 소요될 수 있다고 하셔서
진땀을 뺐네요... 😓
자세를 취하고 나면 선생님이 바늘을 꽂을 자리를 신중하게 찾으신 후,
웃으시면서... 냅다... 순식간에 바늘을 꽂아주십니다. 또르르..
😲"억!" 하면 시술이 끝나있어요. ㅋ
그리고 누워있으면 튜브를 통해 쪼르르... 복수가 빠지기 시작하는데,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보통은 1L 이상..
많은 경우는 거의 2L까지도 빠진다고 해요.
저는 15분 정도 만에 쪼르르 소리가 거의 안나길래
간호사 선생님이 바늘 방향을 요리조리 바꿔보셨는데 (아포...🥴)
조금 더 나오는가 싶더니 그대로 그쳐서
30분이 채 되기 전에 바늘을 빼기로 했어요.
배출된 복수의 양은 겨우 300mL.....😤
이럴 줄 알았다면 그냥 복수천자를 안 했어도 됐으려나.. 싶었지만
할 수 있는 방법을 다 취했는데도 어떻게 안된 건 어쩔 수 없지요ㅜ
아, 그리고 새벽부터 두통이 심각하다고 말씀드렸더니
복수가 차면 몸에 수분이 모두 복수로 빠져서 탈수 증상이 따라오는 게 당연하다고 하셨어요.
평소에 배가 빵빵하고 불편하겠지만 물을 많이 마셔줘야 한다고 하시면서
수액을 맞으면 조금 나아질 수 있다고 하시면서 처방해 주셨어요.
실제로 수액을 맞고 나니 두통이 해결됐어요😗
이 날 진료비+초음파+수액+복수천자 시술비용이 도합 14만원이 나왔네요 ㅜ
택시를 타고 집에 귀가해서 조금 쉬었다가 점심식사를 했는데,
복수천자 덕분인지 아닌지 몰라도(워낙 소량 배출되어서;;)
식사가 한결 수월해져서 식사량이 약간 증가했어요.
저녁에는 심지어 적은 양이지만 일반식을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좋아졌어요.
- 채취 9일 차 -
여전히 소파에서 앉은 채로 얕은 잠을 자는 중이긴 하지만,
아침에 '복수가 약간 빠졌나??' 하는 느낌이!😯
여전히 화장실에서 엉덩이는 스스로 닦기 힘들었지만🧻
두통도 좀 약해지고 활동이 수월해진 것을 느꼈어요🎉
활동이 가능해진 기념으로 밀린 설거지를 룰루랄라 하는데
아직은 조금 힘들어서 그릇 5개 정도 씻어 헹구고 20분 쉬고..
이런 식으로 총 3시간 반이 걸렸네요😅
식욕도 돌아왔는데, 그동안 식사를 제대로 못한 탓에
위장이 많이 줄어서 평소처럼 식사하기는 어려웠어요.
미음/죽 먹던 양으로
미역국 & 양송이 수프를 2시간 간격으로 식사해서
위장을 늘려갔어요.
저녁에는 일반식으로 오랜만에 맛있는 게 너무 먹고 싶어서
파스타를 소량 꼭꼭 씹어 먹었어요. 황홀한 맛.😍
- 채취 10일 차 -
며칠 내리 앓을 때는 밤이고 낮이고 종일 소파에 앉은 채로 자도
또 기절하듯 자곤 했었는데,
이제 몸이 나아지려고 그런 건지 밤잠 들기가 힘들었어요.
이제 낮잠 자지 말고 밤에 푹 자는 습관을 다시 들여야겠어요.
그래도 두통이나 다리 저림 같은 통증이 사라졌고,
복수가 더 많이 빠져서 엉덩이 닦기 가능😉ㅋㅋㅋ
배가 아직 조금은 볼록하지만, 이 속도면 이제 며칠 내로 금방 다 빠질 것 같아요!
몸이 갑자기 확 좋아져서 기부니가 좋아서
아빠한테 미역국이랑 수프 말고 맛있는 거 해달라고 포항 친정집으로 달려갔어요 ㅎ
엄빠는 아직 좀 더 회복하고 나중에 오라고 말리셨는데,
아유 집밥을 어떻게 며칠 더 참나요..
이제 환자식 탈출해서 집밥 젤 먹고 싶더라고요😋 ㅎ
아빠가 해 주는 집밥까지 딱 먹고 돌아오니 이제 진짜 하나도 안 아팠어요😆
- 채취 11일 차 -
이제 진짜 복수가 거의 다 빠져서 일상생활이 가능해요!
그동안 아파서 돌보지 못했던 집안일을 해치우고,
저녁엔 오랜만에 유편이 맛있는 밥상도 차려줄 수 있어서 행복했네요😊
- 채취 12일 차 -
복수가 거의 다 빠졌는데, 진짜 쪼끔 남았는데!
이 쪼끔이 왜 이렇게 안 빠지지...???
아하...! 이거는 원래 있던 내 뱃살이었구나?!😏 데헷💛
저도 복수로 고생하는 동안, 인터넷에 검색을 무지하게 많이 했었는데요,
많은 분들이 열흘 정도를 고생하셨다고 얘기하시더라고요..
저도 지나고 보니 정말 딱 열흘 정도 고생했네요...🙄
아.. 그리고....!
난자채취 후에 물을 많이(하루 2L 이상) 마셔야 한다고 하셔서
물과 이온음료를 끼고 3L 가까이를 종일 마셨는데도 복수가 차다니..
뭐가 잘못된 건지 생각이 많았었어요.
복수의 원인에 대해서 검색을 엄청 많이 해봤는데,
복수가 차는 사람은 저염식을 해야 된다(?)는 글도 있어서
'혹시 채취 당일 저녁에 외식하면서 너무 짠 음식을 먹은 것이 화근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병원에 물어보니 그건 아니라고 했어요.
복수가 차는 원인이 간이 나빠져서인 경우에는 저염식이 필수이지만,
난자채취로 인한 복수 증상에는 해당사항이 없다고요.
물을 안 마셔서도 아니고 짜게 먹어서도 아니고..
제가 뭘 잘 못해서라기보다는
매달 과배란 과정을 반복하면서 이미 자극이 있었던 난소에서
난자채취를 하면서 난소가 다른 경우보다 특히 더 자극을 받은 게 원인이었던 것 같아요..
복수증상으로 고생하고 계시면서
혹시 내가 뭘 놓쳤는지 고민하고 계시는 분이 있다면
마음 편하게 가지시길 바라요.
몇 달씩 과배란을 반복한 경우가 아니더라도, 난소가 다른 사람보다 예민할 수도 있고요.
어쨌든 내 잘못은 아닌 거니까요 🙃
엄마가 되기 위해 힘내고 계시는 많은 분들,
어떤 말도 위로가 되지 않는 순간들도 있겠지만, 항상 밝은 마음으로 다시 채워가면서
오늘 하루를, 또 내일 하루를, 그렇게 매일을.. 행복하게 보내면 좋겠어요.🍀
다음 글부터는 "시험관_냉동배아 이식"에 대해 풀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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